"몸속 세포는 동그란 형태로 성장하다가 주변의 다른 세포를 만나면서 육각형으로 변형된다. 이 세포를 냉각하면 점점 수축되면서 육각형이던 모양이 다시 구형이 된다. 이 시점에 필러·보톡스 등 주사 시술을 하면 세포가 상대적으로 덜 파괴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과에서 보톡스를 시술할 때 사용하는 마취크림은 마취되기까지 30분~1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타겟쿨은 10초 이내에 통증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 타겟쿨을 이용해 냉각제를 분사한 뒤 의사가 바로 필러·보톡스 등 주사 시술을 하는 원리다. 마취 시간뿐만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고통도 줄였다. 리센스메디컬에 따르면 타겟쿨을 사용할 경우 통증 척도인 시각아날로그척도(VAS) 수치가 1.5~2를 기록했다. 마취크림은 VAS가 2~3에 달한다. VAS가 10에 가까울수록 느끼는 통증이 크다는 의미인데, 마취하지 않고 보톡스를 맞았을 때 VAS는 7에 해당한다.

리센스메디컬은 지난해까지 타겟쿨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에서 안전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9월 미국 오스틴에 미국 법인 '쿨헬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섰다. 현재까지 미국 유명 미용 성형 체인인 '웨스트레이크 더마톨로지'와 계약을 맺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밖에도 중동지역 내 시장점유율 1위 의료기기 유통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리센스메디컬은 이번에 LG화학과 맺은 협약을 계기로 국내와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안과용 마취기기 '오큐쿨'에 대한 FDA 임상 3상도 마친 상태다. 오큐쿨도 열과 전기가 직접 치환되는 열전기술을 활용해 안구 세포를 급속 냉각한 후 마취한다. 냉장고에서 팽창과 압축 과정 등을 거쳐 냉각 효과를 내는 프레온가스 역할을 전자가 대신한다. 김 대표는 "황반변성 수술을 위해 마취부터 주사까지 10~15분이 걸리는데, 오큐쿨을 활용하면 이 시간이 1분30초 정도로 줄어들고 마취 대기시간은 80% 감소한다"며 "내년 말께는 오큐쿨도 시판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급속 냉각 온도제어 기술을 마취뿐 아니라 면역·재생 분야로도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냉각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온도 조건에서 아토피피부염 등의 염증이 가라앉을 수 있는지 확인하면 치료 효과까지 기대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시리즈C까지 누적 투자금액 534억원을 기록한 리센스메디컬은 상장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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