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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운영진 on 2024-12-22
미국 현지 전문의가 김건호 대표에 협업 요청 현지 병원서 환자·동물 대상으로 임상 실시해 세상에 없던 의료기기 '오큐쿨' 탄생배경 소개
[서울=뉴시스] 19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는 의료기기로 국내 첫 식품의약국(FDA) '드 노보 승인'을 받은 오큐쿨의 탄생 과정을 소개했다. (사진=리센스메디컬 제공) 2024.11.19.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미시간대학교에서 유학 시절 미국 의사들이 협업 요청을 해왔습니다. 여러 기술자들과 협업에 실패하다가 저에게 제안이 온 것입니다."
19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는 의료기기로 국내 첫 식품의약국(FDA) '드 노보 승인'을 받은 오큐쿨의 탄생 배경에 대해서 이같이 말했다.
리센스메디컬은 급속정밀냉각 기술 및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리센스메디컬은 안과용 접촉식 냉각마취기기 '오큐쿨'로 드 노보 승인을 받았다.
FDA 드 노보는 비슷한 선행기술이 없는 신기술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FDA 패스트트랙 허가제도로, 혁신 신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장점 등을 검증하는 절차이다. 국내 의료기기들이 획득해 온 510(k) 유형이 기존 비슷한 허가기술을 참고해 비교적 간단한 기술적 검증만으로 진행하는 절차라면, 드 노보는 선례가 없이 처음으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철저한 동물·임상시험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혁신 신약 허가 과정에 비견된다.
리센스메디컬이 국내 쟁쟁한 의료기업보다 먼저 드 노보 승인을 받은 데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김건호 대표의 열정과 추진력이 바탕이 됐다.
김건호 대표는 냉장고, 에어컨에 들어가는 냉각기술을 연구하는 공학자다. 그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기계공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시간에너지연구소에서 리서치 펠로우를 지냈고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를 휴직 중이다. 리센스메디컬은 2016년 10월에 창업해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첫 기자 간담회에서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꺼내 들 만큼 뼛속부터 이과 출신이다. 그런 그가 국내 첫 드노 보 승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연구역량과 경쟁력을 알아본 미국 의료진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2018년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초기 팀을 구성해 같은 해 10월 FDA와 워싱턴에서 대면 미팅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안과급속냉각마취는 기존에 허가받았던 의료 기기 중 비슷한 것이 없다고 판명됐다"며 "FDA로부터 드 노보 허가 과정 추천을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김건호 대표는 IVT(유리체내강 주사술) 환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병원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IVT는 망막질환 환자의 눈에 약물을 주사해 시력을 회복시키는 시술이다. 지금까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 실명질환을 치료할 때 사용된 안구에 약품을 주사하는 시술은 효과가 발현되기까지 약 5~10분이 소요된 것에 비해 오큐쿨은 신경신호 전달을 안전하게 차단하는 정밀냉각 기술을 활용해 시술 부위에 접촉 시 10초 만에 마취 효과가 발현된다. 김 대표는 "임상 연구 결과 짧은 대기 시간, 시술 후 빠른 회복으로 높은 선호도 등의 데이터를 얻었다"라고 밝혔다.
이런 임상을 거쳐 2020년 2월 김 대표는 FDA와 워싱턴에서 대면 미팅을 했다. 이때 동물 임상 데이터로 허가에 필요한 추가 요소를 논의했다. 이어 그해 6월 FDA와 세 번째로 만나 허가 임상 프로토콜을 합의했다. 미국 병원 8곳에서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며 IVT 시술 시 기존 마취제와 비교한 냉각마취 효과를 확인했다.
김 대표는 "전체 시술 시간이 기존 10~15분에서 1~2 분으로 10배가량 단축되고, 화학성분 노출을 최소화해 충혈, 따가움, 건조증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라며 "오큐쿨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미국의 10개 안과병원에서 임상 1상 2상 3상 허가 임상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냉각마취의 안전성·유효성을 넘어, 임상 참여 환자의 80%가 기존 마취제 대비 오큐쿨의 냉각마취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미국 현지 의료진도 오큐쿨의 우수성을 인정했다. 초기 임상에 참여한 휴스턴 망막 컨설턴트 병원 전문의 찰스 와이코프(Charles Wykoff )박사는 "약리적 마취는 분자가 신경이온채널로 화학적으로 확산하는 시간에 따라 마취 효과가 발현되는데 반해, 냉각 마취는 물리적 냉각에 의해 활성화되어 마취 효과가 훨씬 빨리 발현된다"며 "기존 시술방법 대비 줄어든 대기 시간과 주사 시술 후 빠른 회복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임상에 참여했던 환자들의 큰 호응을 직접 확인했다"라고 밝혔다.